국정과제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약속했지만…“계획 미발표”
부모연대, 이재명 대통령 발표 때까지 오체투지 진행 예정
「장애인자립지원법」 시행 위해 로드맵 마련도 시급
전국의 장애인 부모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가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며 청와대 앞에 모였다.
26일 전국 각지에서 ‘자립희망버스’를 맞춰 타고 청와대 앞에 도착한 부모연대 회원들은 ‘발달장애인의 완전한 자립을 위한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실행계획 발표,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법’ 로드맵 마련,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문제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부모연대는 오는 30일부터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정부의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실행계획 발표가 있을 때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 1500여 명이 청와대 인근에 모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재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나는 발달장애인의 완전한 자립을 위해 자립희망버스에 탑승합니다’라고 적힌 선전물을 들고 있다. 사진 이재민발달장애인의 전 생애 포괄하는 돌봄체계 마련돼야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의 전 생애를 포괄하는 돌봄 체계와 실행계획 발표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정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윤종술 부모연대 상임대표는 “(지난 24일) 청와대와의 논의에서 최소한 중장기 단기계획이라도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계획을 발표하고, 예산이 확보되고, 우리의 희망이 있는 그때까지 함께 이 자리에서 끝까지 싸움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표는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와 관련해 “예산과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정과제 책 속에만 존재하는 내용일 것”이라며 “공무원들은 어떻게 해야 국민이 살 수 있는 나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달장애인, 시설 말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야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시설 학대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며 발달장애인이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법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모연대가 이야기하는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법’은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 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자립지원법)」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 2025년 제정된 법이다.
이 법은 장애인의 자립기반 조성과 주거 전환 지원을 목적으로 하며, 복지부는 2027년 3월 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등을 정비 중이다. 하지만 부모연대는 자립지원법 이행을 위한 복지부의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지역 대표들이 결의대회 무대에 올라,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실행을 위해 오체투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 이재민민용순 부모연대 수석부대표는 “충청북도가 12명 자립 지원을 한다는데, 집이 없다”며 “2027년 3월에 (전국) 1800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준비가 한 개도 안 되어있다”고 비판했다.
김윤경 부모연대 인천지부장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인천 강화군의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30여 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학대와 성폭력을 당했는데 아직도 15명의 남자 이용인은 시설에 있고, 여성 이용인은 학대 쉼터에 거주하고 있다”며 “자립지원법이 생겨 (피해자들이) 자립을 하려고 해도 자립주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립지원법 제26조에 따르면 장애인학대 등 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이 긴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경우,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사회 자립을 우선하여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한 준비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이날 부모연대의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장애인권단체와 시민사회계가 함께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본격적으로 출범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정부가 정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이라고 부르며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대중투쟁을 전개해 왔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활동은 장애인권운동과 반빈곤운동에 앞장섰던 중증장애여성 최옥란 열사의 기일인 3월 26일에 시작해 5월 1일 노동자의 날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