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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절단 장애인 육상트랙 조수현 선수를 만나다. [위드뉴스] 20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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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사무국 조회2,184회 작성일 06-09-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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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단 장애인 육상선수 조수현, ''의족은 나의 힘!'' 하지 절단 장애인 육상트랙 조수현 선수를 만나다. 이곳은 장애인 선수들의 열기로 가득한 울산 종합운동장. 그 한가운데 열정으로 똘똘 뭉친 육상 트랙 선수 조수현 씨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서글서글한 웃음을 띄우던 조수현 선수의 나이는 방년 21세. 젊음이라는 에너지 때문일까? 숙소 동료의 잠버릇에 잠을 이루지 못해 걱정이라던 조 씨의 얼굴은 너무도 쌩쌩하기만 하다. 현재 조 씨의 오른발은 의족과 함께 하고 있다. 조 씨는 지난 2004년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U-턴을 시도한 승용차와 함께 부딪히며 쓰러졌다. 오토바이와 승용차 사이에 오른발이 끼며 현장에서 곧바로 발목이 절단되는 큰 사고였다. “사고 직후 곧바로 접합 수술을 시도했고, 두 발을 땅에 딛고 싶었지만 부작용으로 결국 절단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조씨. 그런 말을 내뱉는 조 씨의 얼굴이 어둡지 않아 다행이다. 이번 울산 장애인 체전이 첫 출전이라며 설레여 하던 조수현 선수는 지난 13일 남자육상트랙 100m(T-44) 경기에서 15.07초로 은메달을 수상했고, 이튿날 열린 200m 경기에서도 은메달을 수상해 관심을 모았다. 조 씨가 금메달의 영광을 2번이나 양보해야 했던 경남 지역 이성기 선수는 척추분리증을 앓고 있는 척수장애인으로 이날 200m 경기에서 13.88초를 기록하며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다. 조 씨는 “비장애인 보다 더 잘 뛰는 이 씨의 육상 실력이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고 말한다. ''나도 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 씨가 뛰게 된 계기는 참 특별하다. 조씨는 사고 후 친구들과 함께 놀이 공원을 가다 건달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조씨만 남겨두고 모조리 도망을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조씨도 결국 두려운 나머지 "의족을 한 발로 마구 뛸 수 밖에 없었다"고. 조 씨는 “그 사건 뒤로 ‘나도 비장애인처럼 뛸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처럼. 영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놀리는 친구들을 피하기 위해 뛰어다니다 결국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육상 선수가 되지 않았던가? 조 씨는 경기에 임할 때 마다 의족을 보이기 위해 반바지를 입는다. 발이 없는 절단 장애인도 의족과 함께 라면 비장애인 보다 더욱 잘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말이다. 어느 덧 3-4년을 함께 동거동락 해 온 의족이 있다면 조 씨에게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재 조 씨는 의수족을 제조하는 ‘서울의지사’에서 다른 절단 장애인들을 위한 의수족을 만들고 있다. 일에 지칠 때도 있지만 기쁨과 보람도 느낀다. 절단 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어 줄 귀한 보조기기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가? 조씨는 “대회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협조와 지지, 절단장애인협회 김진희 회장의 추천 때문”이라며 “꼭 감사의 말을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체전을 위해 얼마나 연습을 해왔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래도 일 때문에 연습 시간이 부족했고,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특별한 준비를 하지는 못했다”며 “물론 동네 헬스장이나 자갈이 있는 울퉁불퉁 한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해왔다”고 말했다. ‘다음 체전은 하지 절단 장애인과 뛸 수 있길’ 하지 절단 장애인과 선의의 경쟁을 해보고 싶다는 조수현 선수. ⓒ위드뉴스 그래도 이번 장애인 체전 뿐 아니라 더 큰 포부나 목표가 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씨는 “올림픽은 아직 나의 역량의 부족해 좀 더 성장하고 난 후에 도전해야 할 곳”이라며 “개인적으로 ‘절단장애인모임(데코)’이라는 곳에 나가고 있는데 그 곳 친구들과 함께 육상 선수로서의 꿈을 나누며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조 씨는 “이번 장애인 체전 육상 경기에 하지 절단 장애인이 부족해 아쉬웠다”며 “장애유형별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같은 신체 조건의 장애인들이 함께 뛰지 못하면 동질감이 부족해질 수 있고, 동등한 조건이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조 씨는 “다음해 장애인 체전은 하지 절단 장애인과 함께 뛰는 동등한 경기였으면 좋겠다”며 “하지 절단 장애인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첫 출전에 비해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한 조수현 선수. 아직도 조 씨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도 많다. 인터뷰를 마친 뒤 다음 체전을 기약하며 헤어진 그에게 특유의 ‘밝음’과 ''긍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과 해를 거듭할수록 조 씨의 실력과 역량도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며 ‘육상’이 그의 삶에 빛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